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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간(천간)·십이지(지지)의 기원
2026.08.08 19:14
작성자 : 김만태교수    메일 : ware4u@hanmail.net 조회 : 417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十干)·십이지(十二支)에 대한 근원적 고찰

김만태

『민족문화연구』 54,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1.06, 259~302쪽

십간(천간)·십이지(지지)의 기원


현재 간지(干支)의 기원은 갑골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상대(殷商代)에는 간지로 날짜를 기록[紀日]했다. 그러므로 간지의 기원은 갑골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유추할 수 있다. 문헌에 나타나는 간지의 기원에 관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크게 대요(大撓)*창제설, 천황씨(天皇氏)*창제설, 황제(黃帝)*시대 하강설로 나눌 수 있다.

* 대요(大撓): 황제(黃帝) 헌원(軒轅) 때의 사관(史官)이자 황제의 스승.

* 천황씨(天皇氏):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삼황(三皇)의 으뜸으로 12형제가 각각 18,000년씩 천하를 다스렸다고 한다.

* 황제(黃帝):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이름은 헌원(軒轅). 문명을 발전시켰으며 도교(道敎)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B.C.2704년경에 태어나 B.C.2697년 제왕이 되었다고 한다. 통치기간 중 목조건물·수레·배·활·화살·문자 등을 만들었고, 지금의 산시[山西] 지방에서 야만족을 물리친 것으로 전해진다.

 

첫째, 황제(黃帝) 때의 사관(史官)인 대요(大撓) 가 간지를 창제했다는 설이다. 수(隋) 초기 소길(蕭吉)은 『오행대의(五行大義)』에서 “간지(干支)는 오행(五行)을 따라서 세운 것이니, 옛날에 황제 헌원이 나라를 다스릴 때 대요가 만든 것이다”고 한다. 송조(宋朝)의 고승(高承)은 『사물기원(事物紀原)』에서 후한 때 채용이 쓴 『월령장구(月令章句)』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대요가 간지를 제정했다고 한다. 북송 때의 사가(史家)인 유서(劉恕, 1032~1078)도 『자치통감외기(資治通鑑外紀)』에서 비슷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월령장구』에서 말하기를 “대요가 오행의 이치를 탐구해서 북두칠성의 자루가 세워지는 바를 점쳤는데, 이에 처음으로 갑을(甲乙)을 만들어 해[日]에 이름을 붙여서 이르기를 ‘간(幹)’이라 하고, 자축(子丑)을 만들어 달[月]에 이름을 붙여서 이르기를 ‘지(支)’라 했으며, 간지(幹支)를 서로 배합하여 육순[육십갑자]를 완성했다”고 한다.

高承, 『事物紀原』 권1, “月令章句曰: 大撓探五行之情 占斗綱所建 于是始作甲乙 以名日謂之幹 作子丑 以名月謂之支 支幹相配以成六旬.”

 

황제의 스승인 대요가 오행의 이치를 탐구하고 북두칠성의 자루가 세워지는 바를 점쳐서 처음으로 갑자를 만들었다. 갑을(甲乙)은 간(幹)을 말하며, 자축(子丑)은 지(枝)를 말하는데 지간(枝幹)을 서로 배합하여 날[日]의 이름으로 삼았다.

劉恕, 『資治通鑑外紀』 권1, “帝受河圖 見日月星辰之象 始有星官之書. 其師大撓探五行之情 占斗綱所建 始作甲子. 甲乙謂之幹 子丑謂之枝 枝幹相配以名日.”

 

대만의 명리학자 원수산(袁樹珊)도 『명리탐원(命理探原)』(1915)에서 『오행대의』의 견해를 따라 대요로부터 간지가 유래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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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천황씨가 간지를 창제했다는 설이다. 16세기 중엽 명대의 명리학자 만민영은 『삼명통회(三命通會)』에서 “천황씨의 1성 13인 형제가 반고씨를 이어 다스리니 이를 천령담박(天靈澹泊)이라 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풍속이 저절로 교화되었으며, 처음으로 간지의 이름을 제정하여 세성(歲星)의 소재를 정하니 (…) 그러므로 간지의 이름은 천황씨 때 비로소 만들어졌다”고 한다. 청대(淸代)의 종연영(鍾淵映)이 펴낸 『역대건원고(歷代建元考)』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위로 천황씨가 처음 간지를 제정했다고 말한다. 명대의 형운로(邢雲路)는 『고금율력고(古今律曆考)』에서 『세편(世編)』의 내용을 인용하여 “천황씨가 간지를 제정했는데 간(干)은 간(幹)이고 모(母)라 이름하고, 지(支)는 지(枝)이고 자(子)라 이름하며 이로써 태세(太歲)의 소재를 정했다”고 한다.


셋째, 황제시대 간지가 하늘에서 하강했다는 설이다. 남송(南宋, 1127~1279) 말의 명리학자 서대승(徐大升)의 논술을 근간으로 하는 『연해자평(淵海子平)』에서는 “이에 황제가 재계를 하고 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방구(方丘)에서 땅에 예를 드리자 하늘에서 십간과 십이지를 내려주셨다. 이어 황제가 십간을 둥글게 펴서 하늘 모양을 본뜨고, 십이지를 모나게 펴서 땅 모양을 본떠서 처음으로 간을 하늘로 삼고 지를 땅으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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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간지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십간·십이지를 조합해서 만든 육십갑자는 황제 때 대요가 만들었다고 대부분의 문헌에서 기술하고 있다. 『연해자평』에서는 “(황제로부터 간지가 유래한) 후에 대요씨가 후세 사람을 위하여 근심하며 말하길 “아! 황제께서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악살(惡煞)을 다스릴 수 없었는데, 만에 하나라도 후세 사람이 재앙을 만나고 고통을 당하면 장차 어찌하겠는가!”라고 하며 마침내 십간과 십이지를 분배하여 육십갑자를 완성했다”고 한다.


만민영은 『삼명통회』에서 “황제가 (…) 명하여 대요에게 오행의 본질을 탐구하게 하고, 두강(斗綱, 북두칠성의 자루부분)이 세워지는 것을 점치게 했으니, 이로부터 갑자(甲子)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진서(晉書)』 「율력지(律曆志)」와 『송서(宋書)』 「역지(歷志)」, 『구당서(舊唐書)』 「열전(列傳)」 등에서도 황제의 스승인 대요가 간지와 갑자를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정리해보면, 간지의 기원에 관해서는 신화(神話)시대의 황제가 그 스승이자 사관인 대요에게 명하여 제정했다는 설과 천황씨가 창안했다는 설, 황제가 하늘로부터 직접 내려 받았다는 설 등이 문헌에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전설상의 인물이고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간지 기원설 역시 신화와 전설상의 유래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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