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사람은 누구나 성공, 부와 명예, 건강을 바라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 한다. 부모가 아이의 미래에 대한 염원을 담아 이름을 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름은 평생 불리면서 공명(共鳴) 원리에 의해 그 안에 담긴 뜻과 소리대로 삶의 성공과 행복을 이끌어준다고 믿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이름을 갖게 된다. 그 이름은 평생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불리어질 뿐만 아니라 후세까지 불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름은 단순히 몇 음절의 단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또 다른 모습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名(이름 명)은 夕(저녁 석)에 口(입 구)를 합친 글자로서 저녁때 어두워서 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을 불러 상대를 확인하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명(名)은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구(口) 자와 석(夕)자로 구성되어 있다. 석(夕)은 날이 저무는 것이다. 날이 저물어서 서로 보이지 않으므로 입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름(名)은 입으로 부르는 말소리(聲音)가 가장 중요하다. 말소리에는 에너지 즉 기운(氣運), 음양오행(陰陽五行)이 있다고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 곳곳에서 천명하고 있다.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절대적으로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선천적인 사주(四柱)를 후천적으로 보완하여 음양오행의 중화(中和)에 이르게 하는 변수로서, 당사자의 전공과 직업, 배우자와의 궁합, 풍수지리적 환경(태생지․거주지․사무지) 등과 더불어 ‘이름’이라는 성명학적 요소를 결코 빼놓을 수는 없다. 이름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기 위해 부르는 호칭 부호라는 기본 의미를 넘어서, 이름 주인공과 공명 즉 맞울림(resonance)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한번 지어진 이름은 평생 불리며 그 사람의 일부가 되고, 음양오행의 기운을 통해 사람의 특성을 밖으로 드러낸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름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이름은 시대에 맞고 뜻이 좋으며, 부르고 듣기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 평생 쓸 이름을 통해 타고난 사주의 부족한 음양오행 기운을 보완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저출산 기조로 인해 자녀를 한두 명만 두는 현대 사회에서는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한 단 하나뿐인 특별함’이 작명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이름은 개인의 인상과 개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개명하려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 사회의 작명 경향은 전통적인 명리학적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부르기 쉽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실용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은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창제하였으며, 그 제자(制字) 원리의 바탕에는 우주 만물의 질서를 설명하는 음양오행과 천지인 삼원 사상이 깊이 깃들어 있다. 집현전 학자들은 사람의 발음기관과 원리, 소리 구조를 자연의 이치와 같은 것으로 보았으며, 이를 반영해 소리글자인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을 지을 때는 그 사람의 타고난 음양오행의 기운을 보완하는 한글 자모음의 소리 오행으로 작명해야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해례)』에 담긴 한글 자모음 소리의 음양오행과 천지인 삼원 사상에 근거하여 작명하는 이론과 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올바른 작명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타고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2. 훈민정음 창제 경위와 한글에 담긴 음양오행
한글의 독특성은 문자의 창제자와 창제 시기, 창제 목적, 글자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기록이 한 체계 안에 함께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창제 경위와 원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훈민정음은 15세기에 세상에 빛을 본 우리 고유의 문자이다. 남의 나라 글자를 빌려서 우리나라 말을 적는, 차자(借字)표기를 통한 불완전한 언어생활을 영위해 왔던 당시 조선에서 훈민정음의 탄생은 한자 중심의 언어 권위주의에서 벗어나는 큰 사건이자 문화적 혁명이었다.
훈민정음은 사람의 말소리를 글자 형태로 정확하게 표기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의 결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주 만물과 천지자연을 구성하는 음양오행을 비롯하여 하늘과 땅, 사람이 두루 조화되는 동양의 역철학(易哲學)인 천지인 삼재(三才)․삼원(三元) 사상을 문자에 담았다.
훈민정음은 세종 25년(1443년) 음력 12월에 세종이 주도하고 집현전 학자 8명이 공헌하여 창제되었다.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2년 9개월이 지나고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 초순에 훈민정음 해설서인 『훈민정음』이 공식적으로 간행되었다. 이 책은 세종의 서문(序文)과 예의(例義), 해례(解例), 정인지 후서(後序)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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